중동/아프리카

사우디 지방선거, 건국 83년만 첫 여성 선출직 탄생

맥인뉴스 2015. 12. 14.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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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건국 83년만 첫 여성 선출직 탄생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지방선거에서 건국 83년 만에 최초로 여성이 당선됐다.


12일(현지시각)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전국 284개 지방의회 선거가 진행됐다.


이번 선거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국 이래 처음으로 여성 후보가 참여하고 여성이 투표를 할 수 있는 선거였다.


CNN 등에 따르면 사우디 선거관리위원회 대변인은 전국적으로 출마한 여성 후보 900여 명 중 20여 명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여성 당선자는 '이슬람의 성지' 메카 주의 북쪽 마드라카 선거구에 출마한 여교사 살마 빈트 히자브 알오테이비를 시작으로 사우디 전국 곳곳에서 나왔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수도 리야드를 비롯해 상업도시 제다, 메카, 북부 알자우프, 동부 알이흐사 등에서도 여성 후보가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리야드는 여성 후보가 가장 많이 출마했으나, 보수 성향이 강해 당선 가능성이 작게 점쳐진 곳이다. AP통신은 리야드에서 여성 후보 4명이 당선됐다고 전했다.







처음으로 참정권을 갖게 된 여성 유권자의 투표 열기가 특히 뜨거웠다.


비록 유권자로 등록한 여성 비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참여자 비율은 남성을 웃돌았다.


주데아 알카흐타니 선관위원장은 13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여성 유권자의 투표율이 81.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당선된 여성 의원들의 임무는 거리 및 공공 정원의 쓰레기 수거 등으로 제한된다. 


그러나 이들이 의원직을 그동안 여성의 운전조차 금지됐던 절대 왕정 국가인 사우디에 있어 역사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여성의 첫 참정권이 부여됐던 이번 선거에서도 여성 후보는 남성 유권자가 참가하는 대면 유세를 하지 못했고 남성과 여성은 분리된 곳에서 투표하기도 했다. 


사우디 제다의 여성 인권 운동가인 사하르 하산 나세프는 "단 한 명의 여성 당선자가 나왔다 하더라도 우리는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솔직히 우리는 여성 후보가 단 한석의 의석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이슬람교 국가의 상징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 권리 확대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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